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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보다보면 한의사라는 사람들이 '동의보감'을 많이 인용하곤 합니다.
동의보감에 뭐라고 쓰여있더라.. 라고 말하면 뭔가 대단한 내용인듯, 불변의 진리인듯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만.. 과연 그럴까요?
어떤 의사선생님이 쓰신 글 중에 동의보감을 거북선에 비유한 글을 본적이 있는데, 핵심을 찌르는 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은 서기 1613년(광해군 5년)에 허준 선생이 집필하신 책으로 내경편, 외형편, 잡병편, 탕액편, 침구편 등 5편으로 되어 있습니다.
책의 내용중에 몇가지 예를 들겠습니다.

# 잠자리 들어서 여자가 좌로 누워 수태하면 남아가 되고 우로 누워 수태하면 여아가 된다.

# 임신한 여자를 뒤에서 불렀을 때 좌로 돌아보면 남아이고, 우로 돌아보면 여아이다.

# 경옥고를 27년간 먹으면 이빨이 다시 나고 흰 머리카락이 검어지며, 360살을 살 수 있다.

# 숙지황을 먹고 무를 먹으면 머리가 희어 진다.

# 옻을 계속 먹으면 늙지 않는다.

# 미친 사람에게는 인분(人糞)을 먹이면 낫고, 정신이 불안한 사람에게 수은이나 납을 먹이면 정신이 맑아진다. (동의보감에 기록된 원방 우황청심환에는 수은이 들어갑니다.)

# 금부(禽部)에는 날짐승 107가지의 각각의 부위에 따라 인체에 효과를 기록해 놓았는데, 예를 들면, 올빼미 눈을 먹으면 밤눈이 좋아진다. 오골계 암놈의 똥은 소갈과 중풍에 좋다. 등..

# 수부(獸部)에 보면 네 발 달린 짐승 237가지의 각 부위별 질병에 대한 효과가 기록되어 있다. 예를 들면 호랑이 정강이 뼈를 달인 물에 목욕을 하면 뼈마디에 있던 풍독과 통증이 사라지고, 두더지는 흙을 잘 파들어가는 성질처럼 혈맥을 잘 통하게 한다고 되어 있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것은 무엇일까요?
물론 동의보감에 기록된 수많은 처방이 모두 틀린것은 아닐겁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올빼미는 밤눈이 밝으니 사람도 그 눈을 먹으면 밤눈이 밝아질것이다.' 라는 생각이 보편적이던 그런 시대에 쓰여진 책이라는 것입니다. 중금속인 수은이나 납이 체내에 축적되면 어떻게 되는지 알 수도 없었던 그런 시절 말입니다. 그 당시의 처방을 21세기에 쓸려면, 마땅히 현대과학(의학)의 기준에 맞는 검증을 거쳐서 옳고 그른것을 구분하는 작업이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한방측에서는 서양의학의 잣대 운운하면서 검증되지도 않은 내용들을 환자에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인체는 하나인데 어떻게 여러가지 잣대가 있을 수 있습니까? 효과가 있는 처방이라면 현대의학적으로 검증해 보아도 당연히 효과가 입증될 것입니다.

동의보감보다 약 20여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 거북선 입니다.
그 당시로서는 그야말로 최고의 군함이었죠. 그러나, 현대의 군함들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미국이나 일본의 최신 이지스함은 수백 킬로미터 밖까지 동시에 최고 200개의 목표를 탐지·추적하고, 그 중 24개의 목표를 동시에 공격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 해군이 도입할 KDX-3 이지스 순양함은 1000킬로미터 거리까지 900개의 목표를 탐지하는 수준입니다.

동의보감이 역사적으로 훌륭한 의서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한계를 인정하고 과학적 검증을 수용해야만 합니다.
충무공의 애국심은 당연히 본받아야 하지만, 전쟁이 일어났는데 거북선을 끌고 바다로 나가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의성 허준 선생께 배워야 할 것은 환자를 긍휼히 여기셨던 마음,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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