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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뒷얘기 몇가지

잠든 최민식

이우진을 피해 모텔로 피신한 오대수와 미도가 잠든 장면.

촬영이 새벽까지 이어지자 최민식이 졸음을 참지 못하고 침대에 누워 정말 잠들어버렸다.

그것도 코를 드르렁 골면서.

동시녹음이라 슬레이트를 치면 조감독이 뛰어가서 "형님, 촬영합니다."라고 깨웠으나 소용이 없었다.

결국 믹싱 과정에서 코고는 소리를 제거해야했다.

엎어진 최민식

악행의 자서전을 보고 있는 미도를 발견하고 오대수가 빼앗아서 자리로 가서 눕는 장면.

오대수가 눕는 자리 뒤에 탁자가 하나 있었는데 최민식이 황급히 눕다가 쿵하고 심하게 부딪힌 것이었다.

자세히 보면 최민식이 "읍!"하면서 몸을 움찔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상황을 아는 스탭들 사이에서는 <올드보이>의 가장 웃긴 장면으로 꼽힌다.

물먹은 최민식

최민식이 카메라 쪽으로 걸어가다가 지미집이 움직이면 철제 계단 쪽으로 잽싸게 뛰어가(실제 장면에서는 볼 수 없는) 계단을 내려가는 모습을 부드럽게 연결하는 신.

테이크를 18번 갔다.

새벽 촬영으로 계단으로 뛰어가다가 3번인가 넘어지면서 힘들게 찍었는데 허무하게도 감독이 첫 번째 테이크를 오케이 컷으로 결정했다.

며칠 후에 이 사실을 알게 된 최민식은 "감독님,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라고 투덜댔으나 정말 화가 난 것은 아니었다고.

 

잠깐

감독의 오케이 사인이 난 후 현장편집 등 다른 파트에서 문제가 생겨 "잠깐"이라고 외치는 일이 몇 번 있었다.

이후 한 컷 끝날 때마다 스태프들끼리 "잠깐 없지? 잠깐 없지?" 묻는게 유행이 됐다.

특히 카메라 세팅을 해야 하는 촬영부가 제일 두려워했는데 조감독이 "다음에 무슨 컷 찍을게요."라고 외치면 "형, 진짜 잠깐 없는거지?"라고 재확인했다.

죄송합니다

겸손함이 몸에 벤 유지태의 입버릇이다.

연장자 우대 차원에서 최민식 촬영이 끝난 새벽에 유지태 촬영이 이루어졌는데 이 때쯤이면 스탭들이 다들 녹초가 돼서 실수하는 일이 많았다.

NG가 나면 유지태는 무조건 앞머리를 주먹으로 툭툭 치면서 "죄송해요"를 연발했다.

나중에는 스태프들이 유지태를 보면서 "아, 죄송합니다"라고 선수쳤다.

병원 갔다 왔니?

촬영기간이 빽빽해서 잠잘 시간이 부족한데도 술 먹는 팀이 있었다. 다음날 대부분 파김치가 돼 나타났는데 그때 인사가 "병원 갔다 왔나보네?"

그들의 대답은 "응, 알콜 링거 좀 맞았지".

너 일했니?

장난기 많은 제작실장이 식사와 간식 배급 때마다 낮은 목소리로 "너 일했니? 일했어? 일도 안 했으면서 밥 먹을려고 해?"라며 농을 쳤다.

엄지와 검지와 중지에 끼워 내밀기

최민식의 독특한 제스처로 촬영감독이 오른쪽으로 조금 이동하라고 요구하자 "예스" 사인으로 선보인 뒤 스태프들 사이에 전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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