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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은 <비포 선라이즈>를 통해 동시대 청춘들을 설득력있게 그려냈던 이미지가 강했는데 언뜻 보기에 그랬던 이미지를 벗어나 조금은 생뚱맞은 장르의 작품도 만들었다. 바로 <스쿨 오브 락>이다.
이 영화에서 감독은 "루저"의 캐릭터를 데리고 왔다. 30대 어른이 되어서도 록 밴드를 꿈꾸는 백수건달이 주인공인 이 작품은 역사적인 록음악의 포효 속으로 관객을 밀어넣는다.
시종일관 레드 제플린, 클래쉬, ACDC, 키스, 크림, 더 후, 딥 퍼플 등 영국과 미국을 망라한 전설적인 록 밴드들의 노래가 엮여 나오며 기분을 달뜨게 한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이 영화가 감독의 전작과 비추어 볼때 그다지 엉뚱하지는 않다는 생각으로 바뀌게 된다. 잭 블랙이 얼마나 너스레를 떨며 웃긴다 하더라도 그 아래에 흐르는 음악적인 요소는 두 영화에 공통되기 때문이다.

노래 대부분은 잭 블랙의 입을 통해 나오지만 록 음악의 팬이라면 리듬에 몸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실제로 음악적 재능이 가득하고 밴드를 하고 있기도 한 잭 블랙이기에 말이다.
하지만 <스쿨 오브 락>은 록 음악의 환영을 쫓는 본격적인 음악 영화인 것은 아니다. 인디 영화계의 스타였던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은 놀랍게도 철자한 상업영화 공식을 고수하며 영화를 연출해 나간다.

친구 집에 얹혀 살면서 밀린 집세 때문에 고민하는 듀이 핀(잭 블랙)은 보컬 교사인 친구를 찾는 전화를 대신 받고 학교로 출근해버린다. 록 음악을 빼고는 일자무식인 그가 수업을 제대로 해낼 리가 없다. 그러나 반 아이들의 놀라운 클래식 연주실력을 감지한 듀이는 아이들을 모아서 록 밴드를 결성한다.
이 밴드 이름이 바로 "스쿨 오브 락"이다.

신이 난 가짜 선생은 록의 역사, 록 음악 연주 등 제멋대로 수업 일정을 짠 다음 초등학생들에게 록을 전파해 나간다. 영화의 대부분이 "스쿨 오브 락" 밴드의 연습 장면으로 채워져 있고, 마지막에는 잭 블랙과 아이들이 함께 연주하는 "스쿨 오브 락"의 창작곡을 감상할 수 있다.

또다른 특징이라면, 한 반의 아이들은 밴드, 경호원, 엔지니어, 코러스, 의상, 매니저 등으로 나뉘어 음악 산업의 축소판을 그대로 재현한다는 점이다. 이런 소소한 풍자와 음악적인 차용은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재주이긴 하지만, 뻔한 감동으로 마무리하는 결말 때문에 김이 좀 빠진다.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부터 노래 실력을 뽐내 왔던 잭 블랙은, 멋지게 잘생기거나 날씬하고 멋진 몸매가 아님에도 주연의 자리를 당당히 차지했다.
하지만! 어쩐지 조연으로 진정한 씬스틸러의 역할을 할때 더 눈에 띄고 기억에 남았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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