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그리고 둘 A One and A Two, 2000
감독, 시나리오 : 에드워드 양
촬영 : 양 웨이한
배우 : 우 니엔젠, 엘레인 진, 켈리 리, 조나단 창
대만의 끝 동네
40대인 NJ가 처남의 결혼식에 참석한다. 이것은 경사라고 할 수 있겠지만 실은 격한 시련의 시작이었다. 그는 젊었을 적 애인을 다시 만나 과거 속으로 휩쓸려 들어간다. 그의 아내는 우울증을 앓고 있다. 장모는 혼수상태에 빠져들고 사춘기인 딸은 남자친구 때문에 속을 썩는다.
막내 아들은 이 답답한 세상을 바라보며 여기저기, 특히 물 속에서 새로운 경험을 시도한다.
약 3시간 동안(결혼식에서 장례식까지) 각자 자기 힘닿는 데까지 역할을 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이 그리 서글퍼 보이지 않는다.
양과 양양
NJ가 30년 전 여자친구와 다시 한번 로맨스를 즐기는 동안 그의 딸이 똑같은 첫 경험을 하는 것을 보면서 두 사람간의 무거운 비교가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그건 틀린 생각이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이론(부부생활의 권태, 감상적인 숙명론 등등)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주인공들 각자가 자신의 욕망으로부터 헤어나려고 애쓰는 모습을 그리는 데 더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기대대로 이루어지는 일은 하나도 없다. 그리고 이 작은 이야기는 가진 돈을 펑펑 써버리고 결국 욕실에서 자살하려는 처남, 음악가이고 바람둥이인 이웃, 그윽하고 조용한 분위기의 정체 모를 일본인 사업가 등 또다른 이야기들과 교차되어 나간다.
한 마디로 의심할 여지없이 보편적이라고 할 수 있을(영화의 배경은 타이페이지만 그곳이 세상 어느 곳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것 같다)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시네아스트는 무겁기 그지없는 평행선상의 비교와 심리, 어쩌구 저쩌구 식으로 진부하게 반복되는 이야기라는 관습과의 단절을 시도한 것이다.
대만 출신의 세계적인 감독인 에드워드 양은 즐길 줄 알고 여기 저기 캐 들어가 가벼움과 무거움을 번갈아가면서 결국 그것들을 몽땅 섞어놓기 좋아하는 사람임에 틀림 없는 것 같다.
이처럼 거대한 장르를 개척하겠다는 야망은,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으면서 자기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단순한 영화 형식과 아주 잘 어울린다.
<하나 그리고 둘>에서 장난꾸러기인 동시에 철학자 같은 면모를 가진 아이인 양양(NJ의 아들)은 여자 아이들을 놀리고 물장난을 하고 벌거숭이로 돌아다닌다. 이 아이는 사진기를 들고 다니면서 모기나 사람들의 등을 향해 플래시를 터뜨려 사람들이 자기 눈으로 절대 보지 못하는 부분을 보여준다.
애드워드 양 감독이 등장인물 모두에게 아이가 의심할 만한 요소를 부여한 것은 바로 양양 소년의 편집증적인 관심이 거기에 쏠리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것이 영화 속에서 상당한 중요성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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