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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커 형제"라고 불리는 두 감독, 데이비드 주커와 제리 주커 감독의 전설적인 작품이다.
주커 형제와 그들의 친구인 짐 아브라함스까지 해서 일병 "ZAZ사단"으로 불리는데 그들이 의기투합해 연출한 눈부신 데뷔작이 <에어플레인!>이다.


대충 말해 "코미디 영화"로 치부해버릴지 모르겠지만, 이 작품은 모든 사람이 방바닥을 뒹굴만큼 그냥 단순한 폭소를 터뜨리게 하는 무난한 코미디 영화는 아니다.
미국인들이 역사상 가장 유쾌한 코미디 중 하나로 꼽는 이 작품은 <무서운 영화>나 <오스틴 파워>시리즈 등을 통해 오늘까지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패러디 영화의 시초가 된 작품이다. 그야말로 패러디 영화의 "시조새" 격이다.

 

여객기의 꼬리와 구름을 이용해 <죠스>를 패러디한 첫 시퀀스를 시작으로 <토요일 밤의 열기>, <지상에서 영원으로> 등 당대의 몀ㅇ작 할리우드 영화들이 인용되다. 중간중간의 빈 틈들은 실없는 슬랩스틱 코미디와 말장난들이 촘촘히 메우고 있다. (심지어는 주인공인 "테드 스트라이커"라는 이름마저 1957년작 <제로 아워 Zero Hour>에서 따온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 영화를 온전히 즐기려면 대단한 내공이 밑받침 되어야 한다. 클래식 영화까지 망라하여 웬만한 영화는 다 본 사람이거나, 자막없이 거의 알아들을 정도의 영어 실력이 돼야 비로소 이 영화를 100% 즐길 여건을 갖추었다고 말할 수 있을 지경이다.

 

베트남전에 공군으로 참전했다가 부대원들을 잃고 절망에 빠진 테드(로버트 헤이즈)는 옛 연인인 스튜어디스 일레인(줄리 해저티)을 되찾기 위해 비행기에 오른다. 그러나 기내식으로 나온 생선 때문에 조종사들이 모두 기절을 해버리고, 테드가 조종석에 대신 앉아서 불시착을 시도한다. 줄거리로만 보자면 유지하기 짝이 없고 진부함의 최대치다.


이 영화가 주로 조롱하는 것은 <에어포트>, <포세이돈 어드벤처>, <타워링>등으로 대변되는 1970년대 재난 영화들이다. 테드가 암울한 과거사를 늘어놓을 때마다 지루함을 못 이겨 자살해버리는 승객들을 통해 이 영화들의 전형적인 인물 설정에 대한 관객들의 식상함을 대변한다.

이 영화 <에어플레인>의 또다른 매력은 재치 있는 대사와 캐릭터들이다.
조난당한 비행기가 어떤 기종이냐는 기자의 물음에 "크고 하얀색에 붉은 줄무늬가 있고 창문에는 커튼이 있고 바퀴는 커다란 알약처럼 생겼다"라고 대답하는 식의 말장난이나 자동조종 인형을 둘러싼 황당한 에피소드 등이 난무한다.

황당하지만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은 이 영화를 "훌륭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아주 매력적인 작품"으로 기억되게 하는 다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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