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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과 출연 배우 모두 화려하기가 이를 데가 없다. 
감독으로서도 단연코 거장으로 불릴 만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배우 숀 펜, 팀 로빈스, 로렌스 피쉬번을 차용하여 만든 작품 <미스틱 리버>이다.


데니스 르헤인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화한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마카로니 웨스턴 <황야의 무법자> 시리즈에 등장하는 건맨이었다는 사실이 무색해질 정도로, 감독으로서 탄탄한 자리에 올라서고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게 된 것은 70세가 넘어서야 가능했다.


1971년에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로 감독 신고식을 꽤 힘들게 치른 이스트우드는 찰리 파커의 생애를 다룬 <버드>를 통해 비로소 감독으로서의 재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사실 포스트 웨스턴의 걸작인 <용서받지 못한 자>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자신의 스타성을 다시 보여줄 때만 해도, 완성도 높은 장르영화의 대가나 존 포드에 비견될 만한 감독은 아니었다.

 

 

그러나 <미드나잇 가든>, <미스틱 리버>에서 편협한 미국 사회에 던지는 냉철한 시선과 깊은 무의식 속에 감추어진 상처를 건드리는 메스는 이스트우드가 거장의 자리에 올랐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미스틱 리버>는 어린 시절의 아픈 기억 때문에 성인이 되어서도 그 상처를 쉽게 떨쳐내 버리지 못하는 세 남자에 관한 이야기다.


미국 보스턴의 누추한 동네에서 자란 지미와 데이브, 숀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장난을 치다가 이들의 삶을 통째 흔들어 놓는 악몽과도 같은 사건에 휘말려버린다. 꼬마 데이브가 정체 모를 변태들에게 감금당한 채 성추행을 당하고 어느새 25년의 세월이 강물처럼 흐른다.

 

스티븐 킹의 "스탠 바이 미"처럼 영화는 공포로 가득한 어린 시절의 추억을 수놓고 있지만, 성인이 된 이들의 현실 역시 과거에서 한 발짝도 벖어날 수 없을 만큼 속박되어 있다.
세월이 더 흘러서 각자 다른 위치에서의 삶을 살아가고있지만 결국 지미의 딸이 살해당함ㅁ에 따라 세 친구는 트라우마가 새겨진 옛날의 그 장소에 다시 모인다.


이스트우드의 드라마는 미국의 소우주인 가족에 대해 초점을 맞추면서도, 폭력과 구원의 주제를 탐구하는 누아르 코드를 빌려와 끈적하게 변주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은 고뇌에 찬 철학자가 되었다. 노장의 혜안은 진부한 설교 없이도 우리의 현실을 미스틱 리버 위에 흐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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