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영화의 대표로 추앙받고 있지만 보통의 남녀간의 사랑 뿐 아니라 여러 종류의 사랑에 관해 고찰하는 영화다. 고찰이라고 하면 지나치게 심오한 듯도 하지만 다양한 종류의 사랑, 사랑 그 자체에 대해 여러모로 생각해보게 해 주는 그야말로 유명하기 짝이 없는 영화다.
영국식 영어 발음을 공부하기에도 좋다.ㅎㅎ
리차드 커티스 감독의 작품에, 출연 배우도 엄청나게 화려하다. 휴 그랜트, 엠마 톰슨, 콜린 퍼스, 로라 리니, 리암 니슨...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포옹하는 사람들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영국의 쟁쟁한 배우들을 적절히 활용해서 10가지의 사랑을 완성해 나간다.
영국의 새 수상은 귀여운 비서를 만나고, 아내에게 배신 당한 소설가는 글쓰기에 전념하러 들어간 별장에서 포르투갈인 가정부에게 새로운 감정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예쁜 사랑의 이야기 속에, 다른 한 쪽에서는 평생 사랑했던 아내의 장례식이 시작되기도 하고, 사랑스런 부인 몰래 섹시한 부하직원에게 한눈을 파는 남자의 이야기도 있다. 그래도 어쨌든 크리스마스는 이들 모두에게 해피엔딩을 가져다 줄 준비는 하고 있다.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의 주제가로 쓰였던 "Love Is All Around"는 캐롤 송으로 편곡되어 영화 곳곳에서 울려퍼지고 온 세상을 사랑의 분위기 속으로 몰아넣는다.
이런 방식으로 사랑에 관한 판타지를 최고조로 끌어 올리는 탓에, 애인 없는 싱글들이 이 영화를 연말에 혼자 보게 된다면 심각한 우울증을 겪게될 수 있으니 조심하자.
이 작품은 여러 사람의 일상을 조각조각 이어 붙인 방식인데 <숏 컷>의 다른 버전이라 부를 만하다. 각각의 이야기들이 유기적으로 묶여서 인과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숏 컷>과는 달리 <러브 액추얼리>의 각 스토리들은 Love Actually Is All Around라는 주제 아래에 잔잔히 흘러간다.
간간이 더해지는 지적인 유머와 순발력 있는 대사들을 보면 "워킹 타이틀 표" 영화의 매력을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다.
판타지를 만들기 위해서 좋은게 좋다는 식으로 약간은 안일한 결말들을 맺어버리긴 하지만 연말과 크리스마스의 그 축제 분위기에 설레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 정도의 흠결 쯤은 눈감아 줄 수 있을 것이다.
10가지의 스토리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콜린퍼스의 이야기이다. 호감을 갖고 사랑이 시작되는 것에 언어의 장벽은 넘을 수 있을 만하다는 것. (물론 사랑이 더 커지고 깊어지고 길어지기에는 언어란 필수적인 것이지만.)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사노 타다노부 감독 데뷔작 <토리 TORI> 옴니버스 영화, 일본영화 (0) | 2022.11.16 |
---|---|
타란티노 감독보다 무술감독 원화평이 돋보이는 <킬 빌 Kill Bill Vol.1> (0) | 2022.11.16 |
프리다 Frida : 셀마 헤이엑의 집념 (0) | 2022.11.16 |
여인의 음모 Brazil : 테리 길리엄 감독이 천재인 증거 (0) | 2022.11.16 |
씨비스킷 : 동물과 인간의 우정을 다룬 영화 그 이상 (0) | 2022.11.16 |
단 4편의 영화로 가장 독창적인 감독이 된,장 비고 Jean Vigo (0) | 2022.11.16 |
최동원 vs 선동열 매치 <퍼펙트 게임> (0) | 2022.11.16 |
미스틱 리버 : 철학자가 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0) | 2022.1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