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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셀마 헤이엑은 <데스페라도>나 <황혼에서 새벽까지>와 같은 작품을 통해서 섹시한 라틴 배우로만 인식되었다가 이 작품으로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헐리우드에 진출하기 전부터 탄탄한 자기 생각을 가졌던 이 배우는 프리다 칼로의 인생을 연기해보고 싶었지만 어리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는 적이 있었다.

결국 이 영화를 직접 제작하기로 했다.


이렇게 제작자로 나선 셀마 헤이엑은 줄리 테이머를 감독으로 캐스팅했다. 프리다 칼로의 16살부터 47살 까지의 모습을 모두 표현하기 위해서 시종일관 일자 눈썹 분장을 하고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모두 발산했다.

셀마 헤이엑의 배우로서의 엄청난 욕심은 카리스마가 되어 관객들을 빨아 들인다. 하지만 감독의 역량이 조금 부족했던 걸까. 프리다 칼로의 치열한 삶에 방만하게 대처하는 이야기는 계속 그녀의 열정을 어긋나게 만든다.



프리다는 앞날이 창창하던 10대 후반에 사고를 당해 하반신 불수가 되었다. 그러나 끊임없는 노력으로 휠체어에서 일어서고야 만다.

두 발로 땅을 디디고는 바람둥이 화가인 디에고와 사랑에 빠지고 결혼까지 한다. 평생을 디에고의 바람기에 당하며 속상해했던 기억은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에 그대로 표현되어 있다.


러닝타임의 대부분은 프리다와 디에고의 복잡다단한 사랑을 쫓아간다. 프리다의 초현실적인 자화상을 꼴라주하거나 그림을 이용해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등, 생각하지 못했던 아기자기한 영화적 표현들을 넣어 두었다.

이 덕분에 <프리다>는 화가의 삶을 그린 전기 영화중에서 가장 재치있고 귀여운 영화일 것이다.

이런 표현상의 미덕이 있지만, 그 보다 더 확실히 빛나야 할 프리다 칼로의 진짜 모습을 이 영화 속에서는 찾기가 쉽지 않다. 그녀의 인생은 단순히 시간 순으로 나열될 뿐, 해석이 되어 있지 않다.

프리다 칼로는 계속 여배우 셀마 헤이엑으로만 보인다. 물론 프리다 칼로를 실존인물로 보면서 그 삶을 반추하지 않고 단순히 드라마로만 감상한다면 오점들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영화일 것이다. 특히 프리다 칼로의 멋진 작품들을 큰 스크린으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도 충분한 미덕이다.


잠깐 등장해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씬스틸러 애슐리 쥬드와 디에고 역을 맡은 알프레드 몰리나의 연기를 보는 재미도 있다.
음악 역시 잘 들을 필요가 있다. 엘리엇 골덴탈의 오리지널 스코어는 프리다 칼로의 인생을 더 깊이 있게 만들어 준다. 멕시코 전통 민요들과 라틴 음악은 프리다의 심리 상태를 그대로 투과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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