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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플레이셔 Richard Fleischer (1916~2006)

아버지가 애니메이터였던 리처드 플레이셔는 어려서부터 영화와 가까운 삶을 보냈다. 
경력 역시 단편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시작했는데 실사영화 데뷔는 1942년 RKO스튜디오에서 이뤄졌다. 단편과 다큐멘터리 위주로 작업하던 플레이셔는 1946년 필름느와르 <보디가드>로 첫 번째 장편 극영화를 만들었다. 
1954년 디즈니에서 <해저 2만리>를 연출하며 대작영화에 능한 감독으로 알려졌고 <바디 캡슐>(1966) <코난2-디스트로이어>(1984)처럼 특수효과가 필요한 영화에서 장기를 발휘했다. 
하지만 그의 영화의 진면목은 실제 사건을 모티브 삼은 <강박충동> <보스턴 교살자> 등과 같은 작품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다큐멘터리 경력을 살린 연출은 서구 사회의 도덕적 불안과 공포의 그늘을 정신분석학적으로 묘사했다는 평이다. 
2006년 수면을 취하던 중 건강이 악화되어 89세 나이에 사망했다. 

소일렌트 그린 (Soylent Green)
리처드 플레이셔 Richard Fleischer / 18세 이상 관람가 / 찰튼 헤스턴, 리 테일러 영
1973 | 97min | 미국 | 35mm | Color

2022년의 뉴욕은 인구 과잉 상태다. 천연 음식은 사라진 지 오래지만 '소일렌트'라고 불리는 정체불명의 화학 음식이 저녁 식사 때마다 제공된다. 그러던 어느 날 소일렌트사(社)의 사장이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수사가 시작되고 소일렌트의 성분이 알려지자 뉴욕은 대 혼란에 빠진다. SF적인 감수성을 통해 공포심을 자극하는 플레이셔의 빛나는 대표작. 
과일이나 채소, 고기 같은 천연 식품이 사라진 2022년의 지구. 인구 과잉 현상으로 인해 사람들은 굶주림과 병에 시달리고, 유일한 식료품은 배급받은 물과‘소일렌트'라 불리는 알 수 없는 음식뿐이다. 
어느 날, 소일렌트 사(社)의 사장이 살해당하고, 그 사건을 조사하게 된 형사가‘소일렌트 그린'성분의 실체를 파헤치자 사람들은 더욱 혼란에 빠지게 된다. 50년대 할리우드 영화를 지배하던 핵에 대한 공포를 SF적 감수성으로 담아내고 있는 플레이셔의 대표작 중 하나.

로저 코먼 Roger Corman (1926~ )

20세기 폭스사의 문서배달사원으로 영화계에 입문한 로저 코먼은 스토리 분석가를 거쳐 직접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특히 <지상의 마지막 여인> <흡혈식물대소동> 등 당시 싸구려 취급을 받던 SF나 공포물을 만들면서 ‘B급영화의 제왕’이라는 호칭을 얻었다. 
극도의 저예산과 1~2주에 불과한 제작기간의 한계를 즉흥의 아이디어로 극복한 것이 특징. 
이는 마틴 스콜세지, 피터 보그다노비치,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몬티 헬먼 등의 감독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는 50편이 넘는 작품을 만들었고 250편에 가까운 영화를 제작했으며 그중 280편 넘게 수익을 남겼다. 
조너선 드미는 “미국 영화계에서 가장 위대한 독립제작자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고 평가했고 그의 말처럼 로저 코먼은 201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평생공로상을 수상했다.  

저승과 진자 (Pit and the Pendulum)
로저 코먼 Roger Corman / 15세 이상 관람가 / 빈센트 프라이스, 존 커, 바바라 스틸스
1961 | 80min | 미국 | 35mm | Color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을 <나는 전설이다>의 리처드 매드슨이 각색. 
바나드는 여동생 엘리자베스가 죽었다는 소식에 그녀의 남편을 찾아간다. 그리고 바나드는 그가 엘리자베스의 환영에 시달린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귀신들린 집' 장르에서 가장 독특한 세트라는 평가를 받았을 뿐 아니라 코먼은 포의 소설을 가장 훌륭하게 연출하는 감독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16세기 스페인, 동생 엘리자베스가 죽었다는 통보를 받은 영국인 신사 프랜시스 바나드는 동생의 남편 니콜라스를 방문한다. 동생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니콜라스를 추궁하던 바나드는 니콜라스가 죽은 엘리자베스의 환영에 시달리고 있다는 걸 알게 되는데..
참고사항. 원래는 정신병원에 갇힌 캐서린이 병원 사람들에게 니콜라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프롤로그가 있다. 하지만 본론과 그렇게 잘 연결되는 것이 아니어서 잘려나갔다. DVD에는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다.
B급무비의 제왕 로저 코먼의 영화세계는 방대하다. 그는 헤아리기조차 귀찮을 정도로 수많은 영화들을 고속으로 찍어내며 손해보지 않는 장사를 하면서 명성을 떨쳤다. 그 가운데 1960년 <어셔가의 몰락>을 시작으로, 1965년 <리지아의 무덤>에 이르는 에드거 앨런 포 원작의 여러 작품들이 특히 주목할 만하다. 일곱 편의 영화 모두 완성도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저승과 진자>는 두 번째 포 원작의 영화로, 메디나 가문의 성에서 일어나는 괴기스러운 사건을 다룬다. 동생 엘리자베스의 죽음에 성을 찾은 프랜시스. 그는 남편 니콜라스로부터 동생의 죽음에 대해서 얘기를 듣지만, 그의 말과 행동은 의심스러운 점이 많다. 프랜시스가 성에 머물면서 겪게 되는 기이한 일들의 연속, 그런 가운데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게 된다. 
<저승과 진자>는 포 원작을 토대로 하지만, 전체적인 이야기 구성은 완전히 새롭게 쓰인 작품이나 진배없다. 그 이유는 원작의 분량이 얼마 되지 않는 단편인데다, 그 짧은 내용조차 한 남자가 고문실에서 겪게 되는 악몽 같은 순간에만 집중을 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엘리자베스의 죽음이나 수상쩍은 니콜라스, 밝혀지는 진실 같은 내용들은, 원작 소설에서는 단 한 글자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게 영화를 위해서 만든 오리지널 스토리인 것이다. 이를 위해 코먼은 <어셔가의 몰락>을 함께 한 리처드 매드슨을 또다시 기용했고, 그는 흡족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이쯤에서 원작 팬이라고 지레 실망할 필요는 없다. 코먼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줄곧 풀어내다가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원작의 내용을 그대로 재현해놓았다. 
진자가(초승달 모양의 거대한 칼) 반원을 그리면서 서서히 아래로 내려와 묶여 있는 남자를 극도의 공포로 몰아가는 장면이 그것이다. 이 장면은 이야기 전체를 압도할 정도로 강렬하기 때문에, 포 원작의 영화라는 꼬리표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것이다. 사실 <저승과 진자>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은 이야기보다는 고딕 호러 특유의 분위기 묘사와 배우들의 존재감에 있다. 
진자가 매달려 있는 고문실이 발산하는 음산함과, 1인 2역을 소화한 호러 명배우 빈센트 프라이스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 이탈리아 호러퀸 바바라 스틸이 관 속에서 걸어나오는 장면들은 요즘 호러영화에서 보기 어려운 고전영화들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장점이다. 
나중에 스튜어트 고든이 동명의 영화로 리메이크를 했지만, 코먼의 영화가 더 좋다. 현재 <어셔가의 몰락>은 국내 발매가 되었지만, <저승과 진자>를 포함한 나머지는 해외판을 통해서만 감상할 수 있다. 
고전영화치곤 화질과 음향은 양호한 수준이며, 부록으로 오리지널 프롤로그 장면과 로저 코먼의 음성 해설을 수록했다.

테렌스 피셔 Terence Fisher (1904~1980)

이름처럼 15살부터 선원생활을 시작한 테렌스 피셔는 바다에 인생을 맡길 수 없다는 생각에 여러 가지 직업을 전전했다. 
그동안 영화에 재미를 느낀 그는 스물여섯이라는 늦은 나이에 셰퍼드스튜디오의 편집조수로 취직, 20년 가까이 편집기사로 근무했다. 연출 데뷔는 1947년, 마흔 셋의 나이에 이루어졌다. 
코미디물이었던 <보기 대령>은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했고 이후 다양한 B급영화를 만들다 해머필름에서 <프랑켄슈타인의 저주>를 발표하며 비로소 재능을 꽃피웠다. 
당시로서는 파격에 가까웠던 폭력 묘사, 특히 원색이 강조된 세트의 강렬함이 강한 인상을 남기면서 해머의 대표감독, 아니 공포물의 거장으로 떠올랐다. 해머에서 영화를 만드는 동안 피터 쿠싱과 크리스토퍼 리는 테렌스 피셔의 가장 훌륭한 협력자이었다. 
피터 쿠싱과는 14편, 크리스토퍼 리와는 12편의 영화에서 감독과 배우로 만났다. 

드라큘라 (Dracula)
테렌스 피셔 Terence Fisher / 15세 이상 관람가 / 피터 쿠싱, 크리스토퍼 리
1958 | 82min | 영국 | 35mm | Color

브람 스토커의 유명한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벨라 루고시가 출연한 토드 브라우닝의 <드라큘라>(1931)보다 원작의 의도에 더 가깝다는 평을 듣는 뛰어난 공포영화 중 한 편이다. 
영국 개봉 당시 잔인하다는 이유로 많은 장면이 검열 당했지만 2000년대 중반 BFI(British Film Institute)가 원본의 형태로 복원했다. 
트랜실바니아에 실존했다고 하는 드라큐라 백작(Count Dracula)의 전설을 그린 컬러판 최초 작품. 
국내엔 '괴인 드라큐라'로 77년에 개봉되었다. 크리스토퍼 리가 드라큐라를 맡은 정규 시리즈의 제1편으로, 십자가와 마늘로 대항하는 반 헬싱 교수(Doctor Van Helsing)로 나오는 배우 피터 키싱이 유명하다. 시리즈는 전 6편이고, 70년대까지 이어지면서 크리스토퍼 리는 프랑스 영화나 스페인 영화에서도 드라큐라를 계속 연기했다. 
미국에서는 'Horror Of Dracula'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는데, 국내 소개된 제목 역시 미국식 제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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