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재임 시,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이 있을 무렵, 어느 외신 기자가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적인 역할을 높게 평가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단순히 중재자이기 이전에 유능한 핵심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이것을 국내의 수많은 기레기 중 한명이 자신의 뉴스 기사 내에서 "facilitator : 조력자"라고 지 맘대로 번역함으로써 기레기의 수준을 드러낸 적이 있었다. (네이버 영어사전에 맨 처음 나오는 한국식 번역어를 그냥 가져다 쓴 것)
국내 언론의 전반적인 영어 실력이야.. 무수한 오역의 역사가 증명하니 뭐 새삼 놀라울 것도 없긴 하다.
국내 언론이 문재인 대통령을 "아무튼 싫어하니 어떻게든 까고 싶은" 그 마음은 알지만, 그렇다고 그런 많은 외신 오역들이 모두 다 의도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영어 실력은 출중한데 일부러 교묘히 삐딱하게 번역했다기 보다는, 그것들 중 다수는 그저 영어 실력이 안 돼서 생긴 사고들이라고 본다는 얘기다.
물론 이 경우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삐딱한 마음이 형편없는 영어실력과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겠고 ㅉㅉ
facilitator는 온 국민이 즐겨 찾는 네이버 영한사전에 "조력자"라고 떡 나와 있다. 한국말로 "조력자"라 함은, 그저 남의 뒤치다꺼리나 하면서 일을 도와주는 사람 정도의 느낌을 준다.
영어 단어 "퍼실리테이터"는 그저 남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분쟁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양쪽 당사자 사이에서 대화를 촉진시켜서 그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이끌면서 문제를 해결해가는 사람을 의미한다.
영한사전의 한국식 번역에 따르면, facilitator를 그저 "조력자", "협력자" 정도로 해 놓고, arbitrator나 moderator는 "중재자", "조정자"로 해 두었는데, 이런 한국어 표현의 느낌에 따르자면 facilitator는 그다지 중요한 역할이 아닌 것 같고 arbitrator와 moderator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인 것으로 느껴진다.
그런데 실제로 이 영어 단어들이 주는 느낌은 다르다.
arbitrator는 다툼이나 분쟁이 있는 두 당사자 사이에서 싸움을 말리거나 중재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뜻하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분쟁 중인 두 당사자가 더욱 중요한 사람인 것이고, arbitrator는 그 당사자들에 비해 조금은 덜 중요한 역할인 것이다.
moderator도 비슷하다. moderator는 "토론의 사회자"의 의미로 생각하면 가장 적합하다. 양쪽이 토론을 하는 중에 사회자의 역할도 중요하긴 하지만 어쨌든 그 보다는 토론 당사자들이 더욱 중요한 사람들임엔 틀림없다.
facilitator는 좀 다르다. 오히려 이 "퍼실리테이터"가 arbitrator나 moderator보다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어려움을 겪는 양쪽 당사자도 주된 사람들이지만 이 facilitator의 역할이 없다면 문제가 해결되기 힘들다는 정도의 느낌을 준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은 유능하고 핵심적인 facilitator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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