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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뿔테 안경을 쓴 채 여드름 나고 볼에 볼록한 젓살이 있는 고등학생 모습의 아사노 타다노부라니!
아사노의 열 아홉살 모습을 볼 수 있다는것만으로 충분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아사노 타다노부 특별전에서 아사노에 빠져들기 보다 영화 전체를 즐긴 거의 유일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독특한 힘이 있는 작품이다.


갈등 요소가 거의 없는 영화인데도, 140분이 지루하지 않다.
어찌보면 특별할 것 없는 청춘들의 이야기가 충분히 즐겁고 미소짓게 하는 것은 물론, 아기자기한 웃음과 감동을 주는 명랑한 전개와 에피소드들 덕이다.
하지만 ‘청춘’이라는 것이 그 시절을 담백하게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락밴드를 하지 않은 누구에게라도 아련함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일 것이다.

락 음악에 빠진 고등학생 4명의, 오로지 락을 위한 학창 시절과 우정을 그린 성장 영화이다.
배경이 1960년대인데도, 그 때의 아이들이나 우리 때나, 지금의 아이들이나 전혀 다를게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국적도 초월해서 조금의 무리없이 공감할 수 있다.

이 소년들의 고등학교 시절 전부를 그리기 때문에 러닝타임이 긴데, 청춘에 대한 그리움이 있는 어른이라면 누구든 추억에 빠져 버틸 수 있을 만한, 공감하기에 충분한 사건들로 가득하다. 남자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청춘에서 첫사랑과 첫연애를 빼놓을 수 없지만 그 감정보다 그들의 락 음악에 대한 사랑이 주요 이야기 줄거리여서 더욱 좋았다.
 

1938년생인 '오바야시 노부히코' 감독은 이 영화를 찍을 때 이미 쉰 살이 넘은 나이였는데. "노인이 청춘영화?"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놀랄 필요는 없다. 청춘 영화를 제대로 만들 수 있는 것은 당연하게도. 청춘을 넘어선 사람이다.  청춘을 통과하고 있을 때에는 자신의 청춘을 관조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독의 나이에 진짜 놀라게 되는 지점은, 시종일관 발랄 명랑하게 진행되는 그 흐름에 따라가면서 감독의 의도대로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이다. 어쩌면 이렇게 감각적인 방식으로 다양한 나이의 모든 관객을 아우를 수 있는지가 놀랍다.
아이들이 연기하는, 어른을 위한 동화같은 이야기다.

청춘을 통과할 땐 고통 투성이지만 모든 고통도 결국엔 미소짓게 하는 것이 바로 '성장'인것 같다.
결국 청춘은 그 자체로 ‘딩가딩가’ 아닐까.
(원제의 의성어는 ‘덴데케 데케데케’ 인데, 우리 식으로 바꾼 ‘딩가딩가 딩딩딩’ 보다 일렉트릭 기타 소리에도 훨씬 가깝고 영화의 느낌도 훨씬 잘 살린다.)

아사노 타다노부의 비중은 크지 않다. 배우의 무게감이란 화면 점유율과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것이다. 단순히 분량이 적다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비중이 적다. 
스님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자신도 스님 신분이 된, 껄렁한 그 친구가 인상적이어서 의외로 시선을 빼앗기게 된다. 매력적인 친구다.

맨 오른쪽이.. 자그마치 19살의 아사노 타다노부다.
중간 대머리가 카리스마 넘치는 스님 친구다. 이런 친구 하나 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뒤에 서 있는 모자를 쓴 친구는 영화 내내 함께 하는 정식 멤버는 아니지만, 역시 매력적인 친구다.
부자집 아들인 저 녀석은 무언가를 뚝딱 만드는게 취미인, 맥가이버 스타일이다.
전원 없이도 쓸 수 있는 앰프를 만들어주는 멋진 친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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